본문 바로가기
  • 그 또한 지나갈 것이다.
  • 새가 없는 세상은 인간도 없다.
  • 세상만사 균형이고 조화다.
시사

이땅에서 진보로 산다는 것

by 홀쭉이 2021. 7. 19.

소위 <삐딱이>였다.

자라면서 듣는 그런 소리를 들을 때 마다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나는 똑 바로 보고 바른 소릴 하는데 왜 그리 부를까.

 

그래도 청장년기에 그런 입바른 소리로 그럭 저럭 버텨왔지만 나이 들어 그런 입장 견지는 철없이 보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지나온 인생 전반이 좌충우돌로 보인다.

한마디로 자청해서 험한 인생을 살아온 셈이다.

 

그냥 지그시 봐주고 좋은 게 좋다고 웃어 넘기면 될 일을 따지고 시비를 가리려 했던 것이다.

그래서 힘들었던 거다.

 

해방 이후 살아온 공화정 70여년.

심각한 이념분쟁과 동족상잔의 내전 그리고 남북분단, 두 차례의 군사 쿠데타와 32년 간의 군사정권, 국제적 냉전 체제 하의 이념 갈등, 수 십년간 지속된 선혈낭자한 민주화 투쟁과 노동투쟁, 엄청난 속도의 경제성장, IMF와 금융위기, 대규모 민중봉기와 대통령 탄핵 등등...

 

우리 사회의 이런 엄청난 사건에서 삐딱이들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주창하며 행동하지 않았나.

정치제도를 바꾸고 기득권을 견제하고 약자를 보호하고 환경을 중시하는...

어쩌면 그 삐딱이들이 들고 일어서 바꾸거나 삐딱이들 눈치가 보여서 바꾼 오늘날의 민주화 개명천지다.

그래서 오늘날 경제적 풍요 속에서도 <졸부>보다 <선진국민>이란 소리를 더 자주 듣는...

 

반면 우리 속의 범생 혹은 보수는?

그들은 입 다물고 공부만 열심히 하면 착실한 모범생이 되고...

명문학교를 나오고 고시를 패쓰하고 고위 관료가 되고 유수기업체에 척척 취직하여 승승장구하고...

그런 윤석열과 최재형은 어쩌면 오늘날 그 삐딱이 출신 진보가 만들어준 혜택을 가장 많이 본 사람들.

 

그러다 뜬금없이 과정 상의 문제로 버럭 화를 낸다.

그러면서 지들이 대통령이 되어 그걸 바로 잡겠단다.

근데 그런 뜬금포가 그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피를 흘리며 희생한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한다.

그들이 당당하게 일하도록 독립적인 기관으로 만들어준 사람들을 조롱꺼리로 만든다.

아니면 그들이 싸웠던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사악한 인간으로 몰아 부친다.

 

한 마디로 인사실패다.

그들의 성향 이전에 깜이 안되는 범생이를 불러 낭패를 당한 것이다. KW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대갈등 (21세기 한국에서의)  (0) 2021.07.31
장진호 전투  (0) 2021.07.28
우물 안 개구리의 외출  (0) 2021.07.12
축소시대의 서막  (0) 2021.07.08
심리학 시대 도래  (0) 2021.07.0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