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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영화·문학·음악·사진)

도올, 노자를 웃긴 남자

by 홀쭉이 2021. 12. 11.

도올, 노자를 웃긴 남자

지난 2000년 초에 <노자를 웃긴 남자>라는 책으로 도올 김용옥을 마구 짓밟아 뭉갠 '이경숙'이란 주부 작가가 있었다.

 

도올이 3개월에 걸쳐 EBS에서 <노자와 21세기>란 제목으로 강연하고 그 내용을 책으로 발간한 직 후 이경숙은 분노의 일필휘지로 '노자를 웃긴 남자'를 출간했다.
갠적으로 내가 사서 읽은 것 중 도올의 책이 가장 많았고 특히 3부작 '노자와 21세기'는 일부 내용을 내가 쓴 책에도 인용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경숙의 도올 비판서를 읽고는 아연실색과 함께 뭔가 머리 속에서 쨍그랑 깨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 충격에서 벗어나 이경숙이 왜 그리 도올에게 화가 났고 그리도 신랄하게 공격했는지 몇 가지로 정리가 되었다.
우선 도올이 노자학 전문가 행세를 하며 <도덕경>의 왜곡과 오역을 넘어 노자가 추구하는 지도자의 삶 즉, 성현의 모습과는 정반대의 실천에 속이 뒤집어진 것같다. 현학적이며 잡학다설에다 지독한 악담과 독설 게다가 온갖 학문과 장르를 기웃대며 껍데기만 할타대는.. 전혀 상선약수(上善若水)나 무위자연(無爲自然) 스럽지 못한 그의 행실에 대해..
도올이 우리의 정신과 학문을 그리도 천박하다고 질타를 하며 본인이 정작 그 천박한 행실로 살아온 것이다. 학자로서 논문도 별로 없고 번역가로서 변변한 완역도 없고 여기 저기 여러 분야를 기웃거렸지만 혼자 자뻑하여 서문 정도만 읊어대고 철학자나 사상가로서 무슨 개똥철학이나 사상을 주창하고 설파했는지도 모르는 ... 단지 온갖 잡설로 자기 자랑만 늘어놓는... (김상태의 '도올 김용옥 비판' 중)
다음은 도올이 대만대와 동경대에서 석사학위를 글고 하버드대에서 동양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귀국하여 단 2년만에 고려대 정교수가 되고 한국의 여러 대학에서 석좌교수를 하며 유명강사와 저자로 인지도가 올라가자 그의 책이나 주의.주장에 감히 반박을 못하는 사회 분위기와 우리 학계의 풍토에 분노하고 질타를 가하는 것이다.
처음엔 모욕감과 함께.. 시간이 지나 내 자신이 많이 부끄러웠다. 왜 그리도 그런 겉모양에 현혹되어 제대로 보질 못했는지. 어쩌면 지나온 내 인생 전체에 회한같은 것이 일어났다. 이경숙의 <도덕경> 해설과 도올에 대한 독설이 옳고 그름을 떠나 왜 내 인생이 그리 어설피 껍데기로만 인식하고 판단하며 살아왔는지.
처음 이 책을 읽고 흥분기를 지나 새삼 세상을 어찌 이해하고 받아 들여할 지 내 태도와 인생관을 되짚어 본다. KW
 
PS1. <노자를 웃긴 남자> 1권에서 책표지는 노자가 도올의 대머리에 올라 웃고 있는 모습이고 2권에선 아예 도올을 돌대가리로 비유하여 돌덩이 위에서 노자가 웃고 있는 모습이다.

PS2. 도올의 강의가 인기몰이를 하자 그를 풍자하여 개그맨 김형만이 폭소클럽이란 개그프로에서 <돌강의>란 개그를 해서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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