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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영화·문학·음악·사진)

드라마 대진제국(大秦帝國)

by 홀쭉이 2022. 2. 7.

대진제국 (大秦帝國)

드라마 <대진제국>. 지난 1997년에 첫 방영을 시작하여 지난 2020년에 4부까지 방영됐다. 마지막 5부가 목하 제작 중이고 2025년에 방영될 예정이다. 4부까지 모두 220편이니 모두 보려면 세월이 걸린다. 규모가 큰 전투 씬이 많고 장기간의 대하 드라마이니 제작비용이나 등장인물 등의 스케일이 압도적이다.   

 

1부의 시작에선 전국 7웅이 활거했던 시황제의 5대조 헌공 제위시절부터 다룬다. 이후 150여년간의 치열한 전쟁 속에 마침내 시황제가 천하통일을 하여 오늘날 '원 차이나(One China)'를 이룬 그 시작점을 마련하는 것이다. 작금 중국이 제1의 국시로 삼는 '원 차이나'의 뿌리이자 경제대국이 되어 전 지구적 패권에 도전하는 대국굴기의 모습을 보여준다.

 

당시 전국시대가 기원전 (BC403~BC221)이니 다소간 상상력이 동원되겠지만 사마천의 <사기> 등 역사책이 있고 진시황제의 여산릉에서 출토된 병마용갱 등의 유물로 고증되어 비교적 사실적이라 볼 수 있다. 아무튼 역사적 기술을 기반으로 연출하고 제작한 드라마 <대진제국>에서 당시의 시대상황 뿐만 아니라 오늘날 공산 중국의 숨은 의도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대국굴기의 의지와 엄청난 제작비 투자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제작 수준을 보면 아직 졸부 티를 감출 수 없는 모양이다. 방대한 당시의 역사 기록물과 유물들로 능히 고증 가능하고 숱한 역경을 극복한 영웅담이 차고 넘치는데도 <천하통일>이라는 명분에 얽매여 다소 과장스런 설정과 배우의 오버 액션이 비현실적이고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이 드라마에서 보고 느낀 여러 가지를 하나 씩 정리하고자 한다.

 

1. 역경을 겪은 나라가 대업을 이룬다.

 

당시 진(秦)은 조, 위, 한, 초 포함 4국과 국경을 맞대고 언제나 전쟁의 위기 속에 살며 가장 위태로운 나라였다. 전국 7웅 중 나머지 6국과 패권을 다투지만 북쪽과 서쪽으로 흉노족과 서역의 외침에도 시달렸고 늘 방비책을 갖추고 있어야 했다. 

옆의 지도는 진(秦)이 역경을 딛고 통일의 기반을 마련한 시황의 조부인 소양왕(BC306~251) 제위 시절의 영토와 국경이다. 불과 5대조 헌공(BC385~362) 시절만 하더라도 영토는 절반 이하였고 그나마 쓸모있는 땅은 적었다. 당시엔 위나라가 6국의 맹주국으로 진나라를 멸망 직전까지 몰고 갔다.

 

국력이 쇠잔한 가운데 위나라와 최후의 결전에서 헌공이 독화살에 맞아 전사하자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진나라. 패전으로 민심은 불안하고 국고는 바닥을 드러내고 여러 부족들의 반란은 끊임없던 시절 왕위를 물려받은 아들 효공(BC361~338). 

 

효공(孝公)은 전사한 헌공의 유언을 받들어 부국강병으로 부왕(父王)의 복수전과 함께 통일대업의 기틀을 닦는다. 그가 원수국인 위나라 관리 출신의 객경 '상앙'을 등용하고 이룬 개혁은 요즘 관점에선 상상을 초월한다. 멸국의 위기에서 벗어나 부강국이 되기 위해 벌인 무시무시할 정도의 대개혁과 그 과정의 역경은 형언하기 힘들 정도다.

 

울나라 삼국시대 신라의 경우도 비슷했다. 삼국 중 최 약체 후발주자. 잦은 외침으로 쪼그라들어 언제 멸국이 되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던...  그런 역경이 있었기에 천년 왕국이 가능했던 것처럼. 형언하기 힘든 역경을 이겨낸 나라야만 이룰 수 있는 대업이 중국 역사에서 바로 진나라로부터 시작되었다.

 

2. 전쟁은 총력전이고 국력전이다.

 

전투능력만 우위에 있다고 반드시 전쟁에서 이기는 것은 아니다. 이미 중국의 고대부터 국가 간의 운명을 결정짓는 전쟁에선 그 국가의 모든 에너지를 동원하는 총력전이었다. 그리고 그런 전쟁을 승리로 이끈 왕이나 장수는 자국의 모든 분야에서 에너지를 동원하고 지휘할 수 있는 지도자였다. 왕족부터 단결력, 이웃나라와 합종연횡의 외교력, 높은 수준의 학문, 활발한 국제 무역, 농업생산력, 탁월한 군사전술을 구사하는 명장과 군 기강, 기술력을 중시하는 풍토, 합리적인 사회제도, 백성들의 결속력 등...

 

 

 

 

 

 

 

어 민심이 흉흉할 때 중국 고전을 읽다 보면 어문학을 공부한 내겐 중국어 <한자>가 새삼 난해하고 지독하게 불완전한 문자임을 실감한다.

뜻글자로 함의적이다 보니 단 몇 글자로 문장을 만들고 뛰어쓰기가 없어 한 줄에 몇 문장이 들어간다. 그 심오한 사상과 철학이 있다는 <도덕경>이 불과 5천자로 되어 있고 <논어>도 대략 만오천자다. 거기다 불교사상의 핵심이란 <반야심경>은 불과 262자 밖에 되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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