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는 지난 1970년대 말까지 끔찍한 '킬링필드'를 겪고 인접 앙숙인 베트남에게 치욕적인 무력 정복을 당하여 친 베트남 공동 수반 정부를 이어 오다 불과 십 수년 전부터 현 총리인 훈센이 단독 장기 집권을 이어오고 있다.
시작이 늦은 만큼 캄보디아는 인도 차이나 반도에서도 인접국에 비해 산업화나 경제개발이 늦은 편이다. 하여 UN에서 지정한 최빈국에다 대외 원조 수혜국이다. 아직도 지난 세대의 '킬링필드'에 대한 악몽이 가시지 않아 문맹률이 높고 고등교육을 받은 지식인이 많지 않은 편이다. 농업 기술도 낙후되어 질 좋은 농산물은 이웃 태국이나 베트남에서 수입하고 있다.
기초 인프라나 제반 국가 자원이 빈약한 가운데 현 정부가 파격적으로 시도한 것이 '금융개방'이다. 하여 수도 프놈펜를 다녀보면 왠만한 외국 은행은 모두 들어와 있는 것같다. 한국 금융기업도 마찬가지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도 수 십개의 지점을 두고 있고 우리은행은 전국적으로 백 수십 개가 넘는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수익성도 상당히 좋은 편이란다. 여기서 1등을 하는 ABA은행도 처음에 한국인이 투자하여 설립했는데 나중에 매각하여 지금은 캐나다 계 은행이 되었다.
캄보디아로 외화를 얼마든지 세금없이 가져올 수 있고 자유로히 국외로 송금도 가능하다. 예금 이자도 높아 여기 현지 우리은행은 예치만으로 8%를 준다.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은 4~5% 수준으로 한국의 1/3 이하다. 대출 이자는 10% 이상이다. 달러를 일상에서 불편없이 사용가능하고 정부의 환율통제로 거의 고정환율로 보면 된다. 그러니 최근엔 한국에서 돈을 가져와 여기 은행에 예치하여 그 이자로만 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생긴다고 한다. 아무튼 프놈펜 시내를 다니면 은행건물이 참 많이 보인다.
그래서 이런 최빈국에서도 앞서 나가는 몇 가지가 보인다. 우선 이곳에서 최근 제일 잘나가는 ABA은행의 금융시스템이다. KOICA에서는 단원들에게 다수의 한국계 은행을 제쳐두고 ABA은행에 계좌를 개설하여 각종 비용과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 계좌 개설과 카드 발급 이후 3주 정도를 사용해보니 충분히 1등깜이 될 만한 이용 상의 편리함과 세련됨을 가지고 있다. 우선 휴대폰을 이용한 계좌 관리나 결재, 송금, 수신, 카드 그리고 대출까지 어디 하나 흠잡을 곳이 없었다. 모바일 앱의 디자인과 메뉴가 직관적이고 심플하며 거의 모든 상점에서도 지불 가능하다. 가게에서는 ABA은행이 준 고유 QR 코드를 보여주면 손님은 지기 휴대폰의 ABA은행 앱에서 스캔하여 자동지불한다. 그러니 가게에선 카드 리더기나 영수증 프린터가 필요없어 편리하다. 가게나 고객 모두 편리한 방법이다.
주변 식당엘 갔더니 메뉴판 없이 QR 코드를 내미는 곳이 있었다. 휴대폰으로 스캔했더니 그 식당의 메뉴가 나왔고 그걸 보고 주문했다. 나중엔 또 그 QR 코드를 스캔하여 지불했다. 세계 최빈국에서 느끼는 요런 신박한 ICT 기술활용이란...
우리가 ICT 기술과 활용에서 다소 앞섰다 하지만 방심하다간 금방 뒤쳐질 수 있다는 섬찟함이 있었다. 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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