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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또한 지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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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만사 균형이고 조화다.
탈고안될 전설

팬텀기의 퇴역과 추억

by 홀쭉이 2024. 5. 25.
 
내 형님 이야기다.
그때 나는 중1 글고 형님은 중3이었다. 활달하고 씩씩했던 형은 당시 서부 경남에서 제일 크고 유명했던 진주중에서 전교회장이었다. (당시엔 대대장으로 불렀다.)
 
그 해 봄에 진주에 소재한 모든 중학생들이 수업을 전폐하고 몇 일간 아침부터 진주공설운동장에 모여 '새마음 대행진' 행사를 위한 마쓰게임과 카드색션을 연습했다. 첨엔 몰랐다가 행사 당일 박근혜 총재가 참석했고 서부 경남 소재 전 중학생 대표로 형이 칼을 차고 구령하며 전체를 지휘했다. 마이크가 없었지만 구령소리가 운동장을 쩌렁 쩌렁 울렸다.
 
글고 대회 선언과 경과보고에 이어 전체 학생대표가 단상으로 올라가 국방성금을 박근혜 총재에게 전달했다. 이어서 박 총재가 연설을 했는데 그 성금이 F4 팬텀기를 구입하는데 쓰일 것이고 감사하다는 인삿말을 했다. (나중에 나온 언론의 사진엔 최순실도 그 자리에 있었다 한다.)
 
초중고교를 통해 줄곧 반장과 전교임원을 했던 형은 군인으로 출세할 생각이 있었고 진주고에 다니며 육사 진학을 꿈꿨다. 우리 형제나 형의 친구들도 그것이 당연한 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연좌제가 있었다. 미리 겁먹은 것도 있겠지만 자연스레 포기하여 일반 대학에 진학했다. 하지만 내가 강원도 철원에서 군복무 시절 여름 비무장지대 갈대제거 작업에 투입될 때 우리부대에서 나 혼자만 철책 통문에서 반 나절 동안 신원조회로 잡혀 있었고 연좌제는 여전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그리고 40여 년이 지나 2016년 가을부터 겨울까지 이미 은퇴하여 강원도에서 농장과 펜션을 하고 있었던 형님 내외는 매주 서울 광화문에 나가 촛불시위에 참석하여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에 이어 하야를 외쳤다. 물론 나와 내 가족도 그랬지만...
 
중학생 시절 매번 50원의 국방성금을 냈고 그 돈이 모여 당시로선 최강의 성능을 자랑했던 최신예기 F4 팬텀기를 구입했다. 진주 사천 공군비행장에서 그 전투기가 훈련비행으로 요란한 소리를 내며 하늘을 날아갈 때 뿌듯함이 있었다. 그런 시절도 있었다. KW

 

https://v.daum.net/v/20240525070038918

 

[굿바이 팬텀①]영공 수호 55년에 현대사 고스란히…명예전역장 받는다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하늘의 도깨비' F-4E '팬텀'(Phantom) 전투기가 47년간 우리 영공 수호의 임무를 마치고 다음달 퇴역한다. 성능 개량 전 버전인 F-4D의 우리 공군 첫 도입 때부터 이번 F-4E

v.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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