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유감
2010.4.29
오늘에야 천안함 침몰장병에 대한 장례식이 거행된다.
정부는 애도기간 설정과 대통령, 국무총리를 포함한 주요 공직자들 장례식장 빈소방문등 글고 무공훈장추서에 영웅칭호까지 하사(?)했다.
참으로 안타깝고 서글픈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 억울한 느낌도 있다.
아무리 기습적인 사건이라지만 국민의 혈세 수천억으로 건조된 첨단함(공중과 수중공격에 나름 완벽하게 방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자랑하기도 했었다.)이 한 방에 침몰하고 장병들은 대책없이 물귀신이 되고... 후속조치가 엉망인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오호!!! 통재라....." (알고노니 천안함은 내 큰 딸애가 다니는 고등학교와 자매결연도 맺어 매년 학생간부가 승선도 해보고 함상파티도 한다 했다. 워메 깜놀...)
(나름 최신초계정으로 당당했던 생전의 천안함)
(두동강이 나서 침몰한 천안함 인양모습. 최신함으로서의 몰골이 초라하다. 이건 우리의 구겨진 자존심이기도 하다.)
어쨌거나 고인이된 장병에 대한 예우도 그렇다.
내가 전방근무시절 받았던 훈련은 모두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실시됐다. 우리나라는 아직 휴전중이라는 명분으로 대대 ATT, 연대 RCT 혹은 사단급 훈련도 모두 'xx 작전명'으로 훈련을 했다. 당시에도 부상자나 더러 사망자도 있었다. 내가 배치받은 사단의 동기중 소수는 훈련중 사망 혹은 사격훈련장에서 오발로 인하여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어 의가사 제대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아마 대한민국 군인으로 복무한 사람이라면 대부분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근데 그들은 무공훈장이나 영웅 근처에도 못가보고 세간의 주목도 한번 못받아보고 저세상으로 사라졌다. 오히려 고인들이 살았을 적에 고문관이였다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가!!!
나는 아직도 언론을 통해 천안함 장병들의 영웅적인 업적이나 치열한 전투중 장렬한 전사라는 얘기를 들은 바가 없다. 고인과 가족에게는 대단히 미안한 일이지만 나는 그걸 세인들에게 묻고 싶다. 천암함 침몰이후 유족대표들은 최대한 자제하고 침착하여 사건종결에 적극적인 협조를 한 점은 높이 인정한다. 그리고 그들이 김미화엥커와의 인터뷰에서 유족대표 모임은을 사건원인 규명과 해군의 재발방지대책 그리고 전반적인 방위태세 및 구난체제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한 만큼 우리는 무공훈장이나 영웅칭호 혹은 특별보상 등으로 그걸 가릴 수는 없다. 고인이나 유족들도 그런 것이 그들의 희생의 댓가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우쨌던 지난날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다 훈련중 졸지에 불귀의 객이 된 내동기나 동료들은 대체 뭣꼬? 그들 유족을 대신하여 정말 억울하고 원통하다. 죽는 것도 때를 잘 골라야 한다고???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어야 한다고???
근데 해군의 협조요청을 받아 침몰한 천안함 수색에 나섰던 어선 금양호는 어두운 밤까지 수색을 하다 선박충돌로 침몰하였으나 아직도 침몰한 배를 찾지도 못하고 있고 적극적인 수색도 이루어 지지 않고 있다 한다. 그렇담 그들은 군속도 아니고... 일용잡급직???... 아직 정부차원의 장례식이나 보상등에 대해 얘기를 들은 바가 없다. 대체 이럴 수가???!!!
아마도 천암함 순직장병들은 전쟁영웅이라기 보다는 작금의 정치상황이 만든 '정치영웅'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것은 아마도 고인들에게도 불명예가 될 지도 모를 일이다.
KW
PS : 저간의 사정이 어찌됐던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이땅에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대... 저토록 뜨거웠는가? (0) | 2010.05.25 |
---|---|
애 마이 낳기 운동 (0) | 2010.05.12 |
대한민국 세상의 중심에 서다! (0) | 2010.02.27 |
진보란? (0) | 2009.12.18 |
소녀시대 유감 (0) | 2009.12.17 |
댓글